수행정진/헨리데이빗소로우

당장 다락방으로 올라가

비오동 2009. 12. 16. 11:04

 

 

 

 

 

온 인류가 이용하도록

전세계를 돌 수 있는 철도를 놓는 것은

이 유성의 표면을 평평하게 골라 길을 내는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주식을 공모하고 삽질을 오래 계속하게 되면 언젠가는 모두가,

아니 그렇게 오래지 않아 무료로 기차여행을 할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생각들을 하고 있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기차역으로 몰려들고

차장이 '승차!'하고 소리치더라도,

막상 연기가 날아가고 수증기가 물방울로 맺힐 때쯤이면 알게 되리라.

기차를 탄 사람은 몇 안 되고, 나머지 사람들은 기차에 치이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이것은 말하자면 좀 '우울한 사건'이 되리라.

오래 살아남아 기차 요금을 벌 수 있는 사람들이라면 언젠가 기차를 탈 수는 있겠지만,

그러나 그때쯤이면 맥이 풀려서 여행을 하고 싶은 욕망까지도 잃게 되리라.

인생에서 가장 힘이 빠져버린 시기의 알쏭달쏭한 자유를 누리기 위해

인생의 황금기를 돈을 버는 데 허비하는 것을 보면,

나중에 시인의 삶을 살기 위해

돈을 벌러 인도로 건너갔던 한 영국인이 생각난다.

 

그는 인도로 가는 대신

당장 다락방으로 올라가 시를 썼어야 했다.

 

<월든>, 숲 생활의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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