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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제공동체를 찾아서

비오동 2009. 9. 25. 11:29

 

 

 

떼제 공동체와 로제

http://sgti.kehc.org/taise/index.htm

 

8월 16일 "떼제 공동체"의 설립자이신 로제 수사가 갑자기 돌아가셨습니다.

화해의 교회에서 수천 명의 순례자들이 공동체의 형제들과 함께 저녁 기도를

드리던 도중에 정신 이상자로 추측되는 한 여인이 로제 수사에게 달려들어

칼로 마구 찔렀던 것입니다.

이 글 "편지: 평화로운 미래"는 그분을 기리는 의미로 마련하였습니다.  

 

 

평화로운 미래

 

하나님께서는 여러분에게 파멸이 아니라 평화로운 미래를 마련하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여러분에게 미래와 희망을 주시기를 기뻐하십니다.

오늘날 수많은 사람들이 평화로운 미래를 갈망하며, 인류가 폭력의 위협으로부터 해방되기를 갈망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미래를 걱정하며, 미래 앞에서 몸이 얼어붙어 있습니다. 하지만 지구 곳곳에 도전적이고 창조적인 젊은이들도 역시 있습니다.

이 젊은이들은 불평의 소용돌이 속으로 말려들지 않습니다. 그들은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무력한 존재로 만드시지 않았다는 사실을 압니다. 그들의 삶은 맹목적인 운명에 굴종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의심이나 체념이 사람들을 마비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압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젊은이들은 진심으로 파멸이 아니라 평화의 미래를 위해 길을 닦기를 원합니다.

그들은 이미 자신의 삶으로 주변을 밝히는 빛을 만들었습니다. 처음 기대한 것보다 훨씬 밝은 빛을 말입니다.

위험이 닥쳐오고 투쟁이 일어나는 곳에 평화와 신뢰를 가져다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비록 무거운 고난과 역경이 오더라도, 그들은 인내하며 전진합니다.

수많은 여름 밤마다 별이 총총한 하늘 아래서 우리는 열려진 창문을 통해 떼제 공동체로 몰려온 젊은이들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우리는 수많은 젊은이들 때문에 언제나 놀라게 됩니다. 그들은 기도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에게 말합니다. 평화를 위한 여러분의 몸부림, 신뢰를 향한 여러분의 갈망은 별과 같고, 밤중의 작은 빛과 같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많은 사람들이 믿음이 대체 무엇인지를 묻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믿음이란 하나님을 향한 아주 소박한 신뢰입니다. 믿음이란 삶 속에서 꺾이지 않는 새로운 신뢰의 출발입니다.

사람들마다 제각기 의심을 품을 수 있습니다. 안전한 곳은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무엇보다 우리 마음에 들려오는 그리스도의 조용한 음성을 듣고 싶습니다. "왜 걱정하느냐? 염려하지 말아라. 성령이 항상 너희와 함께 하신다."

많은 사람들은 의심으로 가득한 마음 안에도 하나님의 사랑이 나타날 수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였습니다.

복음서에서 우리는 그리스도의 첫 말씀 중의 하나를 들을 수 있습니다.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다." 그렇습니다. 마음으로, 그리고 생활로 소박함을 추구하는 사람은 복이 있습니다.

소박한 마음을 가진 사람은 현재 속에서 살아가기를 원하며, 하루를 하나님의 오늘로 받아들이기를 원합니다.

해맑은 기쁨과 즐거움 속에서 소박함의 정신이 우러나지 않습니까?

소박한 마음을 가진 사람은 혼자서 믿음을 다 이해하려고 발버둥치지 않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알 수 없는 것을 다른 사람들은 더 잘 이해한다. 그리고 그들은 나의 발걸음을 항상 살펴 준다.

소박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질병과 가난과 굶주림에 처해 있는 궁핍한 사람들의 고통을 덜어주려고 그들과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개인적인 기도도 역시 소박합니다. 기도하는 데 왜 많은 말이 필요합니까? 아닙니다. 서투른 말로도 얼마든지 우리는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길 수 있습니다. 우리의 두려움만이 아니라 우리의 희망도 맡길 수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성령님을 의지한다면, 불안에서 벗어나 신뢰를 향해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성령님께 이렇게 말합니다.

 성령님, 매순간마다 당신을 의지하게 하소서.

우리는 종종 잊어버립니다.

당신께서 우리 안에 계신다는 사실을,

당신께서 우리 안에서 기도하신다는 사실을,

당신께서 우리 안에서 사랑하신다는 사실을.     

당신께서 우리 안에 계심은 신뢰요,

그리고 언제나 용서입니다. 

그렇습니다. 성령님은 우리 안에서 불꽃을 일으키십니다. 이 불이 작게만 보이십니까? 이 불은 우리 마음 안에서 하나님을 향한 갈망을 일으킵니다. 그리고 오직 하나님을 향한 갈망만이 기도가 될 수 있습니다.

기도는 세상의 일을 돌보는 일을 면제해 주지 않습니다. 정반대입니다. 기도보다 더 책임적인 일은 없습니다. 소박하고 겸손하게 기도하면 할수록 사랑해야 할 이유와 사랑을 생활로 보여주어야 할 이유는 점점 더 많아집니다.

복음에 따라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요소가 되는 소박함은 어디서 찾을 수 있습니까? 그리스도의 말씀이 우리에게 깨달음을 줍니다. 어느 날 그리스도께서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어린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금하지 말라. 하나님의 나라가 어린이와 같은 자들의 것이기 때문이다."

많은 어린이들이 그들의 신뢰를 통해 우리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지를 누가 충분히 설명할 수 있었습니까?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께 이렇게 기도하고 싶습니다. "하나님, 당신은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우리를 소박한 사람으로 만들어 주십시오. 기도 속에서, 인간들의 관계 속에서, 손님을 맞이할 때 ... 깊은 소박함을 허락해 주십시오.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신 것은 그 누구를 심판하시기 위함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사귐의 길로 인도하시기 위함입니다.   

2,000년 전부터 그리스도께서는 성령님을 통해 우리와 함께 하셨습니다. 그분의 신비한 임재는 가시적인 사귐 안에서 경험될 수 있습니다. 그분의 임재는 부름을 받은 여자들, 남자들, 젊은이들이 하나가 되게 하여, 서로 나뉘지 않고 함께 길을 걷도록 도우십니다.

하지만 역사의 과정 속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여러모로 갈등을 빚었으며, 서로 분열되었습니다. 동일한 사랑의 하나님을 믿노라고 하면서도 그리하였습니다.

오늘날 사귐을 회복하는 것은 시급한 일입니다. 자꾸만 나중으로, 종말 때까지 미룰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사귐의 영을 위해 깨어 있으며, 우리는 언제나 이를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까?

더 이상 미루지 않고 아주 소박하게, 아주 간단하게 벌써 서로 사귐을 나누며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삶을 통해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 그리스도를 생생히 증거하기를 원합니다. 그들은 교회가 그 자신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위해, 평화의 누룩을 세상에 퍼뜨리기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압니다.

"사귐"이라는 말은 교회를 부르는 가장 아름다운 이름입니다. 교회 안에서는 냉정한 대립이 있을 수 없습니다. 교회 안에서는 오로지 순수함, 선한, 자비로움 등만이 있을 따름입니다. 오직 그리함으로써만 거룩한 문도 열릴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는 두려움과 염려를 주시지 않는다는 놀라운 사실을 복음서에서 발견하게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오직 우리를 사랑하실 따름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분의 거룩한 영을 통해 오시며, 우리의 마음을 밝혀 주십니다. 그리고 소박한 기도 속에서 우리는 결코 홀로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성령님께서는 우리에게 하나님과 사귐을 나눌 수 있는 능력을 주십니다. 한 순간만이 아니라 영원히.

 

 

    테제 공동체(화보)

1.편지: 평화로운 미래

2.로제와의 대담

3.로제의 어록 모음

1.순수한 욕망

2.하나님께서는 오직 그분의 사랑만을 주실 따름입니다

3.소박한 마음

4.조용한 기쁨

5.함께 걷는 길

 

http://www.taize.fr/ko (떼제 홈페이지)

 

 

테제공동체

1940년 로제 슈츠 마르소슈가 프랑스에 창설한 에큐메니컬 국제 수도회.

원어명 La Communauté de Taizé

설립연도 1940년

구분 에큐메니컬 국제 수도회

소재지 프랑스 동부 클뤼니의 테제

설립목적 그리스교도의 화해와 일치를 통해 인류평화 증진

주요사업 기도와 수련

규모 5대륙 25개 국에서 온 100여 명의 수사

 

 

   테제는 이 공동체가 자리한 프랑스 동부 클뤼니 근처의 작은 마을의 이름이다. 이 공체는 분열된 그리스도인들이 서로 화해의 길을 찾고, 또 이를 통해 인류의 갈등을 극복하고 평화를 증진하기 위하여 시작되었다. 이 공동체의 창설배경은 다음과 같다. 로제 슈츠 마르소슈(이하 로제 수사로 약칭)는 어린 시절부터 같은 하느님을 말하면서도 서로 배치되는 자신들의 입장을 정당화하는 데 엄청난 힘을 소모하는 그리스도인들을 보면서 그리스도를 전하기 위해서는 날마다 화해를 구체적으로 이루어가는 봉헌된 삶이야말로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 유럽이 다시 분열을 보이자, 화해의 구체적 징표가 될 수 있는 수도 공동체를 시작하고자 1940년 아버지의 나라인 스위스를 떠나 어머니의 나라인 프랑스로 갔다.

 

   폐허나 다름없는 테제에 정착한 로제 수사는 독일 점령지를 빠져나온 유대인들을 숨겨주면서 1942년까지 혼자 지냈다. 그후 6명의 형제들이 동참하여 1949년 부활절에 평생을 수도생활에 바치기로 서원하였으며, 1952년 공동생활의 지침이 될 테제의 규칙을 마련하였다. 10년 이상 이 공동체는 세상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채 조용히 성장하였다. 그러나 교회와 신자들은 구체적인 인간 역사와 상황 속에 살면서 그리스도를 증거해야 한다는 것이 로제 수사와 이 공동체의 신념이었으므로, 1950년부터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 하기 위해 형제들이 파견되기 시작했다. 오늘날 테제의 수사들 가운데 일부는 브라질과 방글라데시의 빈민가, 세네갈, 미국, 한국 등에서 작은 그룹으로 살고 있다. 테제의 수사들은 각각 몇 년 동안 공동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성소에 대한 충분한 의미를 발견한 후에 종신서원을 한다.

 

   첫 수사들은 모두 프로테스탄트였지만 1969년부터는 가톨릭 신자들도 입회하여 오늘날에는 5대륙 25개 국에서 온 100여 명에 이르는 수사들이 소속되어 있다. 이 공동체는 전쟁과 불의의 희생자들을 맞이하는 장소가 되어왔으며, 초창기 때부터 그리스도인들의 일치를 모색해오다가 1960, 1961년에 가톨릭 주교들과 프로테스탄트 목사들을 한자리에 초대하였다. 종교개혁 이후 이들이 한자리에서 모임을 가진 것은 이것이 처음이었다. 한편, 테제는 사람들로 하여금 친교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왔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테제의 젊은이 모임과 신뢰의 순례이다. 1986년에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순례자의 한 사람으로서 테제를 방문하기도 하였다. 이 공동체의 가장 핵심을 이루는 것은 화해와 신뢰이다.

 

   테제의 형제들은 삶의 봉헌과 공동생활을 통해 분열된 교회와 세상 안에서 화해의 표징이 되고자 노력한다. 로제 수사는 이를 '일치의 비유' 또는 '공동체의 비유'라고 말한다. 사실 이 공동체는 수사들의 수가 적은 공동체이지만 설립한 지 50여 년이 흐르면서 그리스도인의 일치가 가능한 것임을 실천으로 보여 주었다. 서로 다른 그리스도교 전통을 가진 수사들이 함께 모여 소박한 삶 속에서 일치를 생활화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에게 일치를 향한 가능성과 희망을 일깨워주었던 것이다. 이 공동체와 한국과의 관계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한국에 이 공동체가 알려진 것은 1970년대 이후 테제와 관련된 책자가 번역 출판되면서부터이다. 1980년대 말 이후 유럽의 학생과 교민은 물론 한국에서 직접 이 공동체를 찾아오는 사람도 늘어나는 추세이며, 현재 테제에는 3명의 한국인 수사가 생활하고 있다.

 

   한편, 1970년대 초 테제를 방문한 서울대교구장 김수환 추기경은 수사들을 한국으로 초청할 의사를 밝혔고, 그뒤 1977년 홍콩에 머물고 있던 로제 수사와 테제의 형제들을 찾아가 한국 파견을 다시 요청했다. 이후 1979년 처음으로 테제의 형제들이 한국에 들어왔으며, 현재 영국·프랑스·스위스·네덜란드 출신의 수사 5명이 서울 화곡동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들은 다른 공동체와는 달리 어느 나라에서건 비록 오래 머물더라도 잠정적인 체류로 여기며, 분원을 만들어 정착하지 않으므로 한국에서도 지원자를 모집하거나 수도원을 세우지 않는다. 이들은 특별한 사업을 벌이기보다는 '공동체의 비유'를 살아가는 것을 우선으로 삼는다. 또 수사들은 한국 그리스도인들의 일치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는 한편, 동시에 불교의 승려들을 포함하여 비그리스도인들과도 많은 개인적 접촉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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