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황(鳳凰)은 비죽실(非竹實)이면 불식(不食)이요, 비오동(非梧桐)이면 불서(不棲)요, 비예천(非醴泉)이면 불음(不飮)이라!". "봉황 정도 되는 큰 새가 앉는 나무는 크기도 커야 한다. 오동은 5월 초에 꽃이 피기 시작해서 나무 전체가 보라색 꽃들로 만발한다. 꽃도 있으면서 거기에다가 향기도 좋다. 우리 조상들은 딸을 낳으면 오동나무를 심었다. 오동나무 장롱은 가벼우면서도 좀이 먹지 않는다. 품격과 실용을 모두 갖춘 나무가 오동이다" ![]() 봉황은 왜 오동나무가 아니면 앉지를 않는단 말인가? 꼭 오동나무여야만 하는가? 오랫동안 오동나무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의문이었다. 그 의문을 올해 들어서야 풀었다. 오동은 5월 초에 꽃이 피기 시작해서 보름 정도 피어 있다. 보라색 빛깔이 도는 꽃이다. 나무 전체가 보라색 꽃들로 만발한다. 오동나무는 어느 정도 자라면 10m에서 15m까지의 높이에 이른다. 작은 나무가 아니다. 지금이 한창 꽃을 피울 때인데, 이때 보면 거대한 나무 전체가 보라색 꽃 덩어리이다. 필자가 글을 쓰는 휴휴산방(休休山房)의 대문 앞에는 10m가 넘는 오동나무 전체에 오동꽃이 만발하였다. 보통 꽃나무라고 하면 1~2m에 불과하다. 개나리, 진달래, 철쭉, 해당화, 노랑꽃창포가 그렇다. 이 정도 크기는 예쁘기는 하지만, 사람을 압도하는 위엄은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나 오동나무에 꽃이 피면 바라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위풍당당함을 느끼게 한다. 100m 이상 멀리서 보아도 그 꽃의 기운이 느껴지는 것만 같다. 커다란 나무이면서 동시에 보라색 꽃나무가 되는 것이다. 오동나무 한 그루의 꽃만 가지고도 주변 일대가 환하다. 이것이 오동의 특징이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오동나무에 봉황이 앉는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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