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정진/헨리데이빗소로우

고되지만 단호한 삶을

비오동 2009. 12. 10. 15:16

  

 

 

 

왜 고되지만 단호한 삶을 살지 않는가.

피해서는 안 될 삶을? 비록 이 숲속으로만 다니는 것이긴 하지만,

모험과 일로 가득하고 배울 것이 많은 이 삶을.

 

때때로 나는 들을 가로질러

오랫동안 가보지 않은 색다른 곳으로 달려가곤 한다.

마치 들이 내게 가장 중요하기라도 한 듯이.

삶의 일상적인 경계선은 흐트러지고

나는 내가 서 있는 들을 보게 된다.

 

오늘 오후 나는 빗속을 헤치고 긴 언덕을 내려가

호수에서 낚시를 해볼까 생각하기도 한다. 

나는 나 자신에게 다짐한다.

 

그래, 멀리까지 방랑을 해보고,

삶을 껴안고 삶을 송두리째 알아내 많이 배우면서 살아나가자.

너의 족쇄는 풀렸다.

너는 진정 자유롭다.

밤늦게까지 밖에 나가 무모할 만큼 대담해져 보라.

도처에 많은 사람을 알아두었다가 해질녘에는 그들의 목장과 오두막에 들어라.

구경해야 할 것이 더 많긴 하지만,

그때의 만남은 더할 나위없이 만족스럽고 단순, 소박할 것이다.

여느 마을 사람들처럼 밤마다 휴식만 하진 말라.

고상한 생활은 지속적으로 해야지 중단되어선 안 된다.

생활반경을 넓게 갖고 살라.

사람들은 밤이면 바로 옆 들이나 거리에서도 집으로 돌아나온다.

그곳에서 가족들은 개미 쳇바퀴 돌 듯 하는 생활을 하다

수척해져 파리하게 병들게 된다.

닫힌 집 안에서 그 안의 공기만을 숨쉬기 때문이다.

하루에 걷는 거리가 아침 저녁 그림자 길이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모험과 위험, 발견과 개혁이 있는 먼 곳에서

믿음과 경험과 개성을 얻어 집으로 돌아와 보라.

너무 긴 휴식에 빠지지 말라.

지나친 조심성과 두려움, 획일성을 버려라.

약속한 것만 기억하라.

천상에서 지상으로 굴러떨어지더라도

낮엔 햇빛을 쏘이고,

밤에는 촛불을 들라.

여름날 아침부터 이슬이 맺히는 황혼녘까지.

 

 

<저널>, 1854년 8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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