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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집에 산다" "왜?" "자연으로 가고파… | |
시골 생활은 즐겁다. 부산에 살다 경남 양산시 상북면 내석리로 거처를 옮긴 안명관씨가 부인 박진희씨의 빨래하는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다.
· 자녀교육·노후대비 시골로 간다
황효종(42) 박필선씨 부부는 자녀교육을 위해 거꾸로 도시에서 시골로 내려간 경우이다. 부산에 살던 황씨 부부는 지난해 경남 산청 갈전마을로 이사를 갔다. 그 곳에서 중학생인 소민, 초등학생인 둘째 치민을 근처의 간디학교에 보내고 있다. 20여 가구가 공동체 마을을 이루고 있는 갈전마을에는 황씨부부처럼 아이들 교육 때문에 오는 이들이 많단다. 이들은 교육이 바른 세상을 만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경찰관인 황씨는 "양산까지 출퇴근하는 것만 빼고 시골 생활에 대만족이다. 가까운 곳에 발령받았으며 좋겠다"고 말했다. 또 부산에 사는 회사원 김길수씨는 지난 일 년 동안 주말마다 조금씩 손을 보는 식으로 경북 청도에 30평짜리 촌집을 지었다. 김씨는 아직까지는 주말에 가족들과 이용하거나 친구들에게 빌려주기도 하지만 퇴직 후에는 아예 이 곳에 정착할 생각이다. · 멧돼지 만나 아찔한 적도 지난 1일 경남 양산시 상북면 내석리에 사는 안명관(57)씨를 만났다. 안씨의 집은 해발 400m의 산2번지에 있다. 산1번지가 산꼭대기라니 산꼭대기 바로 밑에서 사는 셈이다. 해운대에 46평의 멀쩡한 아파트를 가지고 있다는 안씨. 산꼭대기 오막살이 생활이 뭐가 좋을까 궁금했다. 낡은 군복차림으로 비온 다음에 가재도구를 청소하는 '비설거지'와 잡초 베기에 한창 바빠 보이는 안씨를 붙잡고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 나이가 되면 직장생활에서, 최고 자리까지 올라가는 1∼2명을 제외하고는 거의 다 옷을 벗는다. 그러고나면 도시에서는 별로 할 일이 없다." 안씨는 직장 생활을 할 때부터 퇴직 후 살 곳을 알아보러 다녔다. 지난 2001년에 퇴직하고 이곳으로 들어와 본격적인 생활을 한지는 3년6개월째. "산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지형이 마음에 들어 이곳으로 들어오고 싶었다. 나이 들면 여기 와서 지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허리가 안 좋은 안씨는 지금도 고사목을 주워 불을 땐다. 더운 방에서 자고 나면 허리가 개운해진다. 풍산개 두 마리가 낯선 손님을 보고 어슬렁거린다. 또 벌이 왱왱거리며 이야기를 방해한다. 산골 생활은 벌레나 풀과의 전쟁이다. 이곳에서 하루 일과는 어떨까? "오전 6시에 일어나 밥 먹고 개들과 함께 산책하고 고추를 딴다. 점심 먹고 산책하고 나무 한 짐 하고 저녁을 먹고는 해 떨어지면 바로 잠을 잔다. 하루종일 일하다보니 피곤해서 잠이 잘 온다. 하루가 길지 않다. 시간이 잘 간다." 은행에 근무했던 안씨는 지점장 바로 밑에까지 올라간 뒤 퇴직했다. "아이들 공부가 끝났으니 이제는 각자 독립해서 여생을 살아가는 거다. 도시에서는 우리 나이의 사람들에게 단순 노동만 주어지는 게 싫었다. 아직 직장 생활하는 친구들을 보면 곧 나올 건데 하는 생각도 든다." 산속에서 생활하며 기억나는 일을 물었다. "집 뒤 단감 과수원에 멧돼지들이 칡을 파 먹으러 들어와 훼손시키는 일이 가끔 있다. 한 번은 오전 6시에 개들과 함께 산책을 가다 커다란 멧돼지를 만난 적이 있었다. 개와 멧돼지가 서로 노려보기만 하고 먼저 덤비지 못하는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아찔했지만 정신을 차려 돌을 주워 던지자 멧돼지가 도망갔다." 안씨는 사라졌던 자신의 야성이 살아나는 순간이었다고 기억했다. "남자는 나이 들면 집에서 귀찮은 존재가 되기 쉽다. 여기서는 잔소리를 듣지 않아서 좋다. 지금은 모임에도 나가고 친구도 만난다. 직장생활 할 때의 인연은 끊어지고 농촌에서 새로운 인간관계가 형성된다. 이장, 조합장, 농기계를 고쳐주는 집의 사장, 이런 분들과 만나게 된다." 안씨가 자연산 버찌로 담았다는 술을 따라주었다. 색깔도 곱고 새콤달콤하다. "옛날 우리들은 다 촌 출신이니까 사람들의 마음이 자연으로 돌아가려 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주말만 이곳에 온다는 안씨의 부인 박진희씨는 "뭐 찍을 게 있다고 찍느냐, 집이 아니라 개집 같구만 참말로…"하며 사진을 찍지말라고 손사래를 쳤다. · 촌집은 크게 짓지 말아야 시골 생활을 위해 촌집을 지을 때는 크게 짓지 말아야 한다. 촌집은 18∼19평만 되어도 도시의 아파트 26∼27평 정도가 된다. 시골에 들어선 큰집은 허해 보인다. 촌집은 매매할 때도 제값을 받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집에 투자할 돈이 있으면 차라리 땅에 묻어 두라고 충고한다. 집을 지을 때는 자신을 닮았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란다. 경남 진주시 진성면에서 천희주씨는 '토예흙집학교'(070-8199-0215)를 운영하고 있다. 황토를 주 재료로 내 손으로 짓는 생태건강 집짓기 학교이다. 이곳에서는 평당 180만원대로 시공도 해준다. http://cafe.daum.net/saram062. 또 목수 박용화씨는 경북 경주에서 8주 과정으로 '집짓기 캠프'(054-751-7885/010-9717-7885)를 열고 있다. 네이버-시골목수의 꼼꼼한 집짓기(까페)
글·사진=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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