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겨울 첫 눈과 함께 마감을 했던 흙집짓기의 마무리 작업을 시작했다.
날씨 좋은 봄에도 손을 못대고,
지리한 장마와 무더위를 이동용 다다미와 오동나무 판을 깔고 지냈다.
그래도 온도와 습도를 조절해 주는 흙집의 효과를 톡톡히 체험한 셈이다.
습기많은 여름이 지나기를 기다려 방바닥 마감 미장을 해야했다.
구들놓고, 다시 흙을 깔고, 숯깔고 다시 흙깔아 놓은 바닥 위에
체에 친 고운 황토에 솔잎을 섞어 반죽을 햇다.
울통불퉁 바닥에 얇게 마감 미장을 하는 일이란 그리 쉽지 않다.
지리산 한 토굴에 머무시는 어느 스님의 조언대로 황토염색한 광목을 장판으로 해 보겠다고 나섰다.
마감미장한 바닥이 바싹 마르기를 기다려
찹쌀풀을 쑤어 한지로 초배를 하고 또 마르기를 기다렸다.
그리고는 황토염색한 광목을 찹쌀풀에 푹 담구어 조물락 조물락 풀을 멕였다.
그리고는 잘 펴서 방바닥을 장식했다.
풀에 젖은 광목을 잘 펴서 바르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바닥에 펼쳐지는 황토빛 광목의 질감이 너무 사랑스러웠다.
마감미장 바닥과 초배지가 완벽하게 붙지 않았는지, 밟을 때 들어 올라오는 부분도 있었다. 손을 좀 봐야겠다.
빼똘빼똘, 줄도 잘 맞지 않은 광목 장판이, 오히려 더 사랑스럽다.
며칠을 바같일을 보고 돌아와 보니 바닥이 빛깔 좋게 말라있었다.
그 위에 콩물먹이는 일이 남았다.
콩을 하루 이상 물에 불려, 갈아서, 베보자기에 넣어 두 덩이를 만들었다.
어린아이들을 발가벗겨 콩주머니 나누어주고 문질르며 놀라고 하면 좋다고 하던데... 그럴 아이들도 없고 하는 수 없이 내 차지다.
그런데 생각밖으로 콩물(콩기름?)이 잘 나오지 않는다. 너무 뻑뻑한 것인가?
한 줄을 문지르고 나니, 더는 안 나오는 것 같아 콩주머니에 물을 좀 붓고 주물주물하여 다시 비벼본다.
이렇게 해서 방바닥을 마감했다.
첫번째 줄과 두번째, 세번째 줄과는 약간 색깔의 차이가 난다.
그래도 더 이상을 못할 것 같다.
그래도 몇 번은 더 덧입혀야 할 것도 같다.
두 번은 못할 광목 장판 깔기와 콩물 먹이기!!!
콩물먹인 방바닥의 사진을 아직 못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