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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경량목구조에 관한 이야기

비오동 2009. 12. 2. 00:17

경량목구조란 미국식 목조주택의 골조방식을 말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요즘 이 형태의 집들이 많이 지어지고 있는 편입니다.

겉보기에는 참 예쁘장합니다.

대체적으로 2층구조에 다락방이나 뻐꾸기창 같은 것은 기본입니다.

크고 우람하며 웅장하기 그지없습니다.

우리 주위에 흔한 조립식 주택을 짓는 분들도 이 목조주택의 모양을 따라하기 바쁩니다.

간혹은 목조 전문가들도 저게 조립식인지 목조인지 헤갈려 하곤합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산세나 지형에 그다지 어울려 보이질 않기 때문입니다.

단순한 삶이나 형태를 좋아하는 저의 입장에서 보면 참으로 죽어있는 공간이 많아 보입니다.

하지만 집의 뼈대를 구성하는 골조방식만 갖고 본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저의 입장에서 이것은 너무 매력적인 집짓기 방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우리가 집이라는 그림을 보다 더 쉽게 그려갈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벽체를 어떻게 구성하고 지붕의 뼈대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라는 매우 어려울 수 있는 이 문제를 경량목구조는  실용적 차원에서 아주 쉽게 설명을 해 줍니다.

이것을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 이것은 오로지 콜럼부스의 달걀일 뿐입니다.

언젠가 저는 이것이 왜 그렇게 쉬운가를 사진과 그림으로 설명해드리고 싶은 작은 소망이 있습니다.(그 기회를 갖기가 참 힘이 드는군요.)

하지만 결코 잊고 싶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한옥이 지극히 인간적이라면 경량목구조는 지극히 기계적이라는 사실을요.

한옥은 목수님들이 나무를 대할 때 항상 그것을 사람처럼 대하려 하는 그런 따뜻함이 있었고 나무에 정성을 쏟아넣는 지극한 품성과 자세가 있었습니다만,(저는 조상님들의 이 마음을 영원토록 잊고싶지 않습니다.)

경량목구조의 나무들은 공장에서 대량으로 찍어내는 하나하나의 제품들에 불과합니다.

지극히 차갑고 건조하기 그지없으며 지극히 계산적입니다.

 

그런 까닭으로 하여 저는 더욱 벽체에 내 손으로 직접 흙을 바르고 싶어하고 그런 일을 참 좋아합니다.

흙집의 진정한 묘미는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손으로 흙을 바르는 일을 하다보면 몸과 마음이 그렇게 맑아질 수가 없습니다.

저는 그 일을 하면서 항상 자신과 대화를 하곤 합니다

그 어느 때 보다도 이 때가 바로 성찰과 긍정과 낙관의 힘이 용솟음치듯이 치솟아오르기 때문이지요.

요즘은 미장을 해도 죄다 칼미장으로 하고 또 미장을 하지않고 흙벽돌을 노출시카는 방식으로 하는 것이 또 추세이다 보니 이런 기회를 만끽하는 분들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입니다.(스트로베일 하우스나 흙부대집을 짓는 분들이라면 오히려 너무나 힘든 일이라고 손사래를 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경량목구조가 가지는 커다란 장점은 쉽고 간결하다는 것과 바로 비용이 저렴하게 들어간다는 점일 것입니다.

예를 들면 한옥에서 쓰이는 원형서까래(기계목)의 가격은 경량목구조의 그것(라프터)보다도 두배가 훨씬 넘습니다.

무골조의 흙벽돌집을 지을 때 지붕의 골조방식을 한옥식으로 했을 때와 경량목구조로 했을 때도 역시 가격차가 많이 나게 마련입니다.

무골조의 흙벽돌집의 경우, 문틀재나 처마도리목(벽체 제일 윗부분에 놓여 지붕의 서까래와 벽체를 하나로 연결시켜주는 크고 두꺼운 나무) 원형서까래나 개판 등등의 목재값이 차지하는 비중이 만만치가 않은 편입니다.

그에 비해 경량목구조 방식으로 했을 때에는 비용면에서 상당한 절감효과를 가질 수가 있는 것입니다.

얼마전에 어떤 분이 저에게 쪽지하나를 보냈더군요.

그 분은 무골조의 흙벽돌집을 미장하지 않고 흙벽돌을 노출시키는 방식으로 자신의 집을 짓고싶다 하셨는데 이 경우 벽체와 지붕을 어떻게 한 몸으로 연결시키느냐 혹시 바람에 지붕이 날라갈 염려는 없는가 하는 질문을 하셨지요.

이 경우 대부분은 반생이라는 굵은 철사를 이용해서 흙벽돌과 처마도리목을 단단히 한몸으로 고정시키는 방법을 쓰곤 합니다.

하지만 흙벽돌을 노출시키는 경우에는 이 반생을 쓸수가 없겠지요.

이 때는 도리목의 비중이나 중량감이 아주 중요해지겠지요.

그럼에도 지붕과 벽체의 연결고리에 취약함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 듯 합니다.

그래서 흙처럼 아쉬람에서 교육하듯이 그런 방식으로 흙벽돌을 쌓을 때 경량 목구조 방식을 응용한다면 아주 좋은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물론 제가 생각한는 방식도 충분히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역시 물론 항상 정답은 없습니다.

언제 기회가 된다면 글이 아닌 사진으로 이것을 충분히 설명해 드리고 싶습니다

출처 : [Daum우수카페]귀농사모
글쓴이 : 수선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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