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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허망하게 끝이나버린 미꾸라지 양식

비오동 2011. 9. 18. 17:44

20여 년 전 충남 당진에서 미꾸라지 인공부화 하는 것을 배운 적이 있었다.
당진군 합덕의 논에는 유난히 미꾸라지가 많아서 장마철에는 논에서 자라는 미꾸라지를 통발로 잡아 수집해서 작은 것은 양식장으로 보내고 큰 것은 전국의 식당으로 간다.
겨울에는 미꾸라지가 있음직한 양지바른 곳에 논바닥을 삽으로 파서 잡는데 미꾸라지가 어찌나 큰지 굵은 것은 굵기가 뱀장어 만씩 했다.
미꾸라지의 복부에 주사기로 호르몬제를 놓고 수온을 올려주면 뱃속에 있는 알이 성숙을 시작해 일정시간이 지나면 알이 자라 그것을 손으로 짜내 인공수정을 한다.
수정이 되면 수정란이 황금색으로 변하고 24시간 정도후면 알에서 생명체가 나와 헤엄쳐 다니는데 그렇게 신기할 수 가없었다.
미꾸라지의 배를 보고 알에 성숙상태와 체중을 감안해 호르몬제의 단위수를 계산하여 주사를 놓고 수정란이 부화되기에 적절한 수온과 산소를 공급해 주어야하는데 나의 기술로도 어느 정도 가능했다.
많은 실험을 통해 기술을 축적한 후에 대량생산을 시작해야했는데 나는 어설픈 기술로 미꾸라지를 키울 논을 임대해놓고 비닐하우스로 부화장을 지어 미꾸라지를 키우기 위해 인공부화를 시작했다.
서양속담에 Don‘t count the chickens before they are hatched(병아리가 알에서 깨어나기 전에 병아리 셈부터 하지 마라)라는 말이 있는데 욕심이 많았던 나는 미꾸라지가 부화되어 논에 가득해 돈을 버는 계산을 했다.
상업화하기 에는 아직 미숙한 경험과 기술을 가지고 무리하게 대량생산을 하기위한 부화를 시작했다.
10여 차례 당진을 오가며 미꾸라지 수집상에 가서 굵직한 암놈과 약간의 수컷 미꾸라지를 비싼 가격을 주고 사고 고가의 축산용 호르몬제를 사다가 부화를 시작 했는데 수정까지는 잘되었는데 부화율이 저조했다.
결국 나는 미꾸라지 인공부화에 가지고 있는 돈 전부를 모두 다 탕진하고 말았다.
어쩌면 미꾸라지 인공부화는 어느 정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상업적으로 활용되기에는 안 되는 일인지도 모른다.
이제껏 인공부화로 미꾸라지 치어를 대량생산해 양식에 성공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
충분한 데이터가 나올 때 까지 실험을 계속했더라면 적은 경비로도 가능했는데 부족한 경험으로 과욕을 부려 많은 고생을 사서하고도 남은 것이 없었다.
나무농사도 그런 것 같다.
수종을 잘 선택하고 알뜰하게 농사지으면 돈이 될 수도 있는데 경험이 하나도 없으면서 너무 과욕을 부려 처음부터 크게 나무 농사짓다가 사소한 실수로 인해 농사를 망치는 경우가 많다.
처음 나무를 시작하려는 분에게 권하고 싶은 것은 처음부터 무리하게 많이 식재하기보다는 적은 량으로 경험을 얻은 후에 면적을 늘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나무 농사는 축적된 경험 속에서 얻어진 노하우가 제일 큰 자산이 된다.
사철나무 재배하는 법을 배우기까지 나는 많은 실패를 반복했다.
실패를 반복할 때마다 적게는 1,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이 넘는 손해를 수없이 보면서 실패를 거듭할 때마다 값진 희생을 치루고 남는 것은 경험을 통한 노하우였다.
경험 속에서 얻어지는 노하우가 생산원가를 줄이고 남보다 나은 고품질의 조경수를 생산이 가능케 한다.

 

http://www.365tree.com/

출처 : 사철나무 사랑
글쓴이 : 생울타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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