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타니파타]-더없는 행복
더없는 행복
어리석은 사람들을 가까이하지 말고
어진 이와 가깝게 지내며
존경할 만한 사람을 존경하는 것,
이것이 더없는 행복이다.
분수에 알맞은 곳에 살고
일찍이 공덕을 쌓고
스스로 바른 서원을 하는 것,
이것이 더없는 행복이다.
부모를 섬기고
아내와 자식을 사랑하고 보호하는 것,
일에 질서가 있어 혼란스럽지 않은 것,
이것이 더없는 행복이다.
남에게 베풀고
이치에 맞게 행동하며
비난을 받지 않게 처신하는 것,
악을 싫어해 멀리하고
적을 사랑하고 보호하는 것,
술을 절제하고
인내하고 온화하게 말하며,
덕행을 소홀히 하지 않으며,
세상일에 부딪혀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걱정과 티가 없이 편안한 것,
때로는, 수행자들을 만나서
존경과 겸손과 만족과 감사로써
진리에 대한 가르침을 받는 것,
수행을 하며 깨끗하게 행동하고
거룩한 진리를 깨달아 열반의 경지를 실현하는 것,
이런 일을 한다면
어떤 일이 닥쳐도 실패하지 않으며,
어느 곳에서나, 행복할 수 있다.
이것이 더없는 행복이다.
-[숫타니파타], <작은 장>에서
부처님에게도 지워지지 않는 세속 삶의 흔적이 있었다. 그것은 라훌라 - 부처님이 출가하기 전에 낳은 아들이다. 부처님도 사랑으로써 진리를 추구한 사람이었을 터이니 어찌 그 아들에 대한 책임감이나 애착이 없었을까. 그 아들이 자신과 같이 진리의 길을 걸어가 주기를 바랐을 것이다. 하지만, 그 길이 험난하고 외로운 것임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아들에 대한 연민 또한 적지 않았을 것이다.
숫타니파타의 둘째 부분인 <작은 장>은 비교적 짧은 경 열네 개를 담고 있다. 그 중 제 11 경 '라훌라'는 8편의 시로 되어 있고, 부처님이 라훌라를 위해 말씀하신 부분이다. 이 글 '더없는 행복'도 라훌라와 같이 자식같은 수행자들을 대상으로 하신 말씀이라 볼 수 있으며, 그렇게 보면 이 글의 뜻이 더 분명해 진다. 부모를 섬기고 아니와 자식을 사랑하고 보호하라고 가르친다거나, 일에 질서가 있어 혼란스럽지 않도록 하라고 당부하는 것은 여느 부모나 다름없이 하는 말이다. 그뿐인가 술을 절제하지 못하거나, 세상 일에 부딪혀 마음 흔들리게 될 것을 염려하는 마음도 엿보인다. 또한 부처님의 아들이라고 해서 우대를 받을 터이니, 이로 인하여 함께 있는 승단의 선배들을 가볍게 보거나 교만한 생각을 갖지 않을까 하는 염려 있었을 것이다.
부처님은 이러한 염려에 머물지 않고, 라훌라가 때로 수행자들을 만나서 진리에 대한 가르침을 받고 부단히 수행의 길을 가 주기를 간곡히 당부하고 있다. 부처님은 아버지이자 스승으로서 빈틈 없는 사랑을 보여주었다. 그 사랑이 곧 더없는 행복이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