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정진/헨리데이빗소로우

페어 헤이븐 호수의 달빛

비오동 2009. 12. 16. 10:49

 

 

 

 

 

 

 

절벽에서 내려다보이는

페어 헤이븐 호수에 비치는

달빛.

 

끝없는 숲 한가운데서 빛나는 호수,

바로 그대 뒤의 한 그루 소나무 사이로 들려오는

신선하고 야성적인 파도소리,

황야에서 숨을 죽이고 있는 늑대들의 침묵,

호숫가에서 바라보고 있는 사슴들.

시와 역사의 별들,

그리고 미지의 자연이 내려다보고 있는 이 장면.

 

이것이 지금 나의 세계이다.

 

숲을 통해 북쪽으로 꺾어지면서 희그무레하게 보이는 수로가 호수의 출구.

달빛에 싸인 페어 헤이븐 호수는

마치 사람의 발길이 닿은 적이 없는

원시의 숲 한가운데에 있는 메인 주의 황야처럼 누워 있다.

 

지금 이 시간과 달빛은

모든 문명을 이 풍경에서 몰아내고 있다.

 

 

 

<저널>, 1851년 9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