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정진/헨리데이빗소로우
하루하루를 마치 동물들처럼
비오동
2009. 12. 10. 15:40
날이 어두워질 무렵,
낚싯대를 질질 끌며 숲을 지나 집으로 돌아오다가 나는
마못 한 마리가 살금살금 내 앞을 가로질러 가는 것을 보았다.
순간 나는 그것을 잡아 날 것으로 게걸스럽게 먹고 싶은
이상한 야성적인 기쁨에 찬 전율을 느꼈다.
배가 고프지도 않았는데.
호숫가에 사는 동안 한 두어 번
나는 야만인처럼 무엇인가 먹을 것을 찾아,
말하자면 약간 굶주린 사냥개처럼 되어
숲속을 멋대로 쏘다니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 적이 있다.
그때는 어떤 야생의 고기라도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한 야만의 모습이 아주 친숙하게 느껴졌었다고나 할까.
나는 내 속에서 보다 높은 것을 향한,
이른바 영적인 삶이라고 부르는 것을 추구하는 본능과
또 하나의 본능, 원시적인 것, 야만적인 것을 발견하는데,
나는 이 두 가지를 다 존중한다.
그러나 선한 것 못지 않게 야성적인 것을 더 사랑한다.
낚시질에는 바로 이러한 야성과 모험이 들어 있다.
때로 나는 그런 순간을 붙잡아
하루하루를 마치 동물들처럼 보내고 싶다.
<월든>, 보다 높은 법칙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