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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천년 사찰 통도사를 안고 있는, 경남의 영축산 아래에서 도자기를 굽고 삽니다.
사람들이 영축산을 영취산이라 부르기도 하고, 취서산이라 부르기도 하나 우리 마을 사람들은 영축산이라고만 불러주길 바랍니다. 우리나라의 큰 사찰 중에 대웅전 앞에 서서 산세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은 통도사의 영축산 밖에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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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의 마을에서 바라본 영축산의 산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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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신한균 |
| 영축산은 설악산이나 지리산같이 큰 산에서 느끼는 위압감은 없지만 항상 부처님의 미소처럼 정답게 중생을 포용하는 다정함을 간직한 "득도의 명산"입니다.
철 따라 변하는 영축산의 풍경은 세파에 지칠 때 맑은 샘물이 되어 정신을 맑게 인도하고 마치 어머님의 자장가처럼 편안하게 쉬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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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도사의 가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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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통도사 |
| 사실 자장가의 자장은 통도사를 설립한 자장법사의 법명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일본은 자장가를 "자수가"라하며 중국은 자장가를 "구곡가"라 합니다.
중국, 일본도 우리나라와 같이 자장가란 말은 스님법명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마을은 "통도사 마을"이라 부르기도 하지만 양산시 신평이라 부릅니다. 영축산의 정기를 받아서인지 특별히 개성 있는 문화 예술인이 많습니다.
그 중 특별한 분과의 만남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 분은 저에게 산신령이 불쌍한 중생에게 내린 명약인 "자연산 상황버섯"을 따는 너무나도 가슴 벅찬 순간을 맛보게 했습니다.
이분은 영축산 아래에서 태어나 3대를 이어 전국의 명산을 돌며 산에 사는 산 사나이 입니다. 이분은 자기를 "산도둑놈"이라고 표현하는 약초연구가 입니다. 자기가 산도둑놈인 이유는 산신령이 애써 키운 약초들을 허가도 없이 산에서 인간 세상으로 가져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필자 또한 "산 도둑놈"입니다. 산에 있는 흙과 돌로 태토(도자기 흙)와 유약을 만들며, 20~30년 된 소나무장작으로 도자기 굽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이 약초 연구가의 이름은 송산입니다. 순수한 우리 말로 "솔뫼" 라고 불러달라고 합니다. 약초 캐는 분들은 자기의 아들에게도 절대로 약초가 나오는 위치를 가르쳐 주지 않습니다.
특히 명약인 "자연산 상황버섯"을 따는 위치는 더더욱 비밀입니다. 벌써 여러 방송국에서 상황버섯을 따는 장면을 의뢰했지만 거절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릇쟁이(사기장)이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서 독자에게 알리고 싶은 필자의 열정과 문화는 사람을 살리는 길이요, 사람을 살리기 위래 약초를 채취하는 것은 원초적인 자연적 문화행위 그 자체라고 말하는 김진동(나를 약초 연구가에게 소개 해주신분)씨의 설득에 그는 손을 들고 말았습니다.
그로 인해 솔뫼는 자기의 25년간 산 생활 중 가장 중요한 "자연산 상황버섯 채취"의 비밀을 공개하게 된 것입니다.
공개를 하는 조건으로는 다음 세가지 △ 절대로 상황버섯의 위치를 알리지 말 것 △ 상황버섯 진면목을 알릴 것 △ 이 기사를 통해 자연사랑을 독자들에게 느끼게 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필자도 죽을 때까지 어느 누구에게 상황버섯의 위치를 발설하지 않기로 약속했습니다.
자! 그럼 "자연산 상황버섯"을 함께 따러 갈까요?
2003년 11월 30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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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세를 관찰하는 솔뫼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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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신한균 |
| 죽은 사람도 살린 다는 신비의 약재 자연산 상황버섯 따러 가는 날입니다. 하늘이 도왔는지 어제까지 내리던 비도 멈추었고 초겨울의 날씨 또한 맑았습니다.
솔뫼씨와 산 입구에 도착하였습니다. 먼저 이분이 산세를 관찰하기 시작했습니다. 산을 쳐다볼 때의 이분의 눈매는 평소의 눈매와 달리 눈에서 광채가 났습니다. 조금 뒤 어느 한 봉우리를 목적지로 정했습니다.
산을 향해 한 시간 정도 오르자 "상황버섯"에 버금가는 말굽 버섯을 발견했습니다. 말굽 버섯을 찾은 사람은 물론 필자가 아니라 솔뫼씨의 정확한 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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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굽버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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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신한균 |
| 필자가 이 말굽버섯을 처음 볼 때에는 마치 코브라가 나를 노려 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이 말굽버섯은 아주 컸습니다. 이렇게 큰 것은 아주 드물다고 합니다.
이 말굽버섯은 활엽수의 고목이나 생목에서 자랍니다. 고대 그리스의 의학자 히포크라테스도 이 버섯을 사용하여 환자들을 치료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약초 수집가에 의해서 간혹 발견되고 있으나, 희소성으로 인하여 일반인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았답니다.
말굽버섯은 문헌상으로 전해져 오는 신비의 버섯입니다. 한방에서도 아주 귀한 약재로 쓰인다고 합니다. 이 버섯을 따고 난 뒤에 계속 계곡을 따라 올라갔습니다. 자연산 상황버섯은 꼭 습한 곳에서 산다고 합니다. 다른 버섯과 달리 다년생이 특징입니다.
산을 오르다가 맑은 약수를 발견했습니다. 바위 사이에서 나오는 이물은 정말 어느 차 맛과도 비교 할 수 없는 물맛이었습니다. 맑은 샘물을 마시고 10여분 정도 계곡을 오르다 느타리 버섯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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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산 느타리 버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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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신한균 |
| 자연산 느타리 버섯이라 향이 깊고 진했습니다. 이 느타리 버섯은 봄과 늦은 가을 산에 나타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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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산 느타리 버섯의 향은 일반 느타리버섯보다 더 진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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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신한균 |
| 뽀글뽀글 끓는 된장찌개에 넣어 먹으면 아주 맛있다고 합니다. 평상시와 달리 산에 오면 왜 그리 배고픔이 빨리 오는지 모르겠습니다. 좋은 자리를 찾아 싸온 김밥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산에서 하는 식사는 반찬이 없는데도 언제나 꿀맛입니다.
솔뫼씨가 약초연구가가 된 이유는 허약하게 태어난 몸을 약초로 보강하기 위해서 였다고 합니다. 그는 3대에 걸쳐 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그는 어느 산이든 산은 자신의 집이요, 삶 터이며 산이 내린 약초가 자신의 분신이라 여기며 아파서 약이 필요한 사람에게 약을 전해 주는 길, 이 길이 자신의 숙명이라 말합니다.
필자는 잘 모르지만 재배한 상황버섯이 인삼이라면 자연산 상황버섯은 산삼이 아닐까요? 필자가 일본에서 일본의 토양학자에게 들은 이야기 한토막을 소개할까 합니다.
"한국의 고려 인삼이 질 좋은 이유는 사포닌 성분이 많기 때문입니다.사포닌은 한국의 토양과 관계가 있습니다. 한국의 토양에는 게르마늄과 산화 알루미나 성분이 많이 포함 되어 있습니다.
우리 일본에서는 한국의 토양을 연구해 차나 약초를 재배할 때는 산화 알루미나와 게르마늄이 함유된 특수비료를 사용합니다. 한국산 약재가 다른 나라 약재보다 몸에 좋은 것은 한국의 특별한 토양 때문이라 여겨집니다."
솔뫼씨와 약재 이야기를 하면서 산 정상 가까이 도달했습니다.그러나 기대하던 "자연산 상황버섯"은 아무리 찾아도 없었습니다. 나는 속으로 실망했지만 겉으로는 아닌 척 했습니다. 이분은 상황버섯을 하나도 못 따는 경우가 따는 날보다 훨씬 많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약초꾼은 약초를 따는 사람이 아니라 약초가 있는 곳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사람"이라며 다른 봉우리로 가자고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다른 봉우리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사실 몸이 지쳐 있었지만 자연 상황버섯을 보기 위해서는 이 정도의 고통은 고통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후 4시 30분쯤 갑자기 이분의 걸음이 빨라졌습니다. 도저히 저로서는 따라가기가 힘들었습니다. 한참 나보다 앞서 가던 솔뫼씨에게서 반가운 신호가 왔습니다. 자연산 상황버섯을 발견했다는 신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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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금색을 띠고 있는 자연산 상황 버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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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신한균 |
| 심마니가 산삼을 발견하던 기분으로 필자는 뛰어 갔습니다. 그리고 이런 기회를 주신 산신령에게 먼저 절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상황버섯을 보았습니다. 황금색이 빛나는 버섯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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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산 상황버섯을 채취하는 솔뫼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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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신한균 |
| 필자는 이 순간 인간이 자연에게 받을 수 있는 최고의 기쁨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 순간 자연의 신비스러움과 위대성 앞에 고개가 절로 숙여지는 엄숙함마저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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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지의 하얀 부분이 상황버섯을 떼어낸 자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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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신한균 |
| 나무 줄기에 보이는 흰자국은 상황버섯을 딴 자국입니다. 5년 뒤에 다시 생긴다고 합니다. 그리고 얼마 가지 않아 또 하나의 상황버섯을 솔뫼씨가 발견했습니다. 딱 하나의 상황버섯은 저를 기다리고 있었나 봅니다. 솔뫼씨는 직접 따보라고 했었습니다. 사실 이 신비스러운 약재를 제가 따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거절했지만, 산사나이의 여유로움은 저에게 이 버섯을 직접 딸 기회를 주었습니다.
버섯을 딸 때 주의 할 점은 조금은 남겨두고 여유 있게 따야 나중에 또 그곳에서 버섯이 자란다고 합니다. 절대 씨를 말려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진정한 약초꾼은 자연에 순응하는 자입니다. 이 분은 소문에 약초를 돈으로 보는 사람에게는 아무리 많은 돈을 준다고 해도 약초를 내어 놓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약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그냥 주기도 한답니다.
그래서 "산신령’이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분은 약재에 대해서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더 덧붙였습니다.
"산에서 나는 천연약재는 약이 되지만, 건강보조재나 만병통치약은 아닙니다. 꼭 약초를 먹을 때는 전문가의 말을 듣고 먹어야 합니다.”
가장 좋은 약은 자연에 순응하는 것이며, 자연은 자연을 사랑하는 자에게 꼭 보답을 합니다. 그것이 약초꾼에게는 상황버섯으로 나타날 수 있고, 필자와 같은 사기장(일본식 - 도공)에게는 명작을 탄생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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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버섯, 그것이 알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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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桑黃)버섯은 흔히 뽕나무에서만 나오는 버섯인 줄로 알고 있지만 고산지대에 서식하고있는 산뽕나무, 참나무, 밤나무, 상수리나무, 백양나무와 버드나무와 같은 활엽수 나무 몸통 등의 고목에서 자생하고 있다.
상황버섯은 번식이 잘되지 않는 매우 희귀한 담자균류의 다년생 버섯으로 학명으로는 PHELLINUS LINTEUS(페리누스 린테우스)라고 한다. 상황버섯(phellinus linteus (L. ex Fr) Quel) 은 민주름 버섯목 (aphylloporales) 진흙버섯과(phellinaceae) 에 속하는 백색부후균으로 자실체는 목질로 되어있다.
진짜 상황버섯이란 학명에서 지칭하듯이 "린데우스(linteus)" 라는 균주가 검출 되어야하며 정확한 진위 여부를 가리기 위해서는 관련 미생물 학자나 농학박사등 전문가의 확인을 거쳐야 한다.
상황버섯은 수십년 자란 고사목에서 주로 기생 하며 <본초강목>이나 <동의보감> 같은 한의학(韓醫學) 고서에 "상이 (桑耳)", "상목이(桑木耳)", "상신(桑臣)","침열제(針裂蹄)"등의 이름으로 기록에 남아 있으나 실제 구하기가 너무 어려워 한약상 들 사이에서 전설의 약제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
상황버섯의 모양은, 초기에는 진흙 덩어리가 뭉쳐진 것 같은 형태로 유지 되다가 다 자란 후 모습은 나무 그루터기에 혓바닥을 내민 모습이어서 수설(樹舌) 이라고도 한다.
혓바닥 같은 형태의 윗 부분은 진흙과 같은 색깔을 나타내기도 하고 감나무의 표피와 같이 검게 갈라진 모습 등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아랫부분은 노란 융단 같은 형태로, 윗 부분은 검은색 또는 진흙색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상황버섯 자실체는 처음에는 진흙 덩어리 형태로 자라다가 겨울이 되면 성장을 멈추고 노란부분이 진흙색으로 변하며 다시 봄이되면 노랗게 덧자라는 다년생 버섯이다. 버섯을 달였을 때는 노랗거나 담황색으로 맑게 나타나며, 맛과 향이 없는게 특징이고, 맛이 순하고 담백하여 먹기에도 좋다.
상황 버섯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선정한 세계 10대 항암 식품 중의 하나이며 상황 버섯에 있는 베타글루칸(인삼의 중요한 성분인 사포닌과 같은 역할을 하는 성분)은 인체의 면역 조절체로서 한국의 산에서 나온 자연산 상황버섯에 가장 많이 포함 되어 있다. 그 다음으로는 우리나라 버섯 농가에서 재배한 상황 버섯이 많다고 한다.
세계에는 300여 종류의 상황 버섯이 있으나 과학적으로 약효가 검증 된 것은 4종류 밖에 되지 않는다. 수입산은 검증 되지 않아 위험하다고 한다.
재배한 상황 버섯은 품질에 따라 1Kg에 30~60만원이며 자연 상황 버섯은 물건이 워낙 희귀한 관계로 가격이 재배한 상황 버섯보다 비싸다.
둘레는 5~10Cm이고 두께는 2~4Cm인 것이 좋으며 크기는 약효와 관계가 무관하다고 한다. 너무 크면 버섯이 각질화 되어 약효가 떨어진다고 한다. 건강한 사람이 복용하면 암과 성인병 예방에 아주 좋다고 알려져 있다.
* 위 내용은 <네이버>와 <무엇이든지 물어보세요>를 참조했습니다. / 신한균 정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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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균 기자는 도예가 신정희의 장남입니다. 현재 경남 양산 통도사 부근에서 작도 활동과 <잃어버린 사발을 찾아서>란 책을 집필 중입니다
솔뫼씨는 <잡론잡박>, <외로움이 짙어갈땐 하늘조차 부럽구나>, <영축산 약이 되는 식물> 책의 저자이기도 합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