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김/농담 또는 유머

정신병자들

비오동 2009. 9. 15. 18:09

정신병자들.1

 

 

한 남자가 정신과 병원을 찾았다. 의사가 증상을 묻자 그 남자는 말했다.

"선생님 저는 건망증이 너무 심합니다."

"그래 얼마나 심합니까?"

"얼마전엔 주민등록번호를 잊은 적이 있었고요. 심지어는 우리집 아파트 동호수를 잊어버려 온 아파트를 뒤진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집을 찾아 들어갔는데 늘 부르던 아내 이름을 잊어버려 말문이 막히는 거 있죠."

"대단히 심각하군요. 그런데 언제부터 그런 증상이 있었지요?"

그러자 그 남자는 뜸을 들였다. 의사가 다시 물었다. "언제부터였습니까?"

그 남자가 말했다. "선생님, 뭘 말입니까? 방금 제가 무슨 말을 했던거죠?" 

 

 

정신병자들.2

 

다시 한 남자가 정신과 병원을 찾아왔다. 의사가 증상을 묻자 그 남자는 말했다.

"선생님 저는 망측한 생각에 쫓긴답니다."

"사람이란 누구나 그럴 수가 있습니다. 그래 어떤 생각입니까?"

"저는 제가 황소라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가 없어요. 제 머리 위에 뿔이 달려 있는 것만 같구요. 네 발로 마구 달음박질을 치고 싶어져요. 어느 때는 걷잡을 수 없이 화가 나며 마구 들이받고 싶어질 때가 있어요. 이런 증상이 자꾸만 심해져요."

"심각하군요. 그런데 언제부터 그런 증상이 있었습니까?"

그러자 그 남자가 말했다.

"송아지 적부터요."

 

 

 

정신병자들.3 

 

점심시간이 되어 의사는 병원을 나와 점심을 먹고 병원으로 되돌아가는 길이었다. 길 저쪽에서 자기에게 진료를 받고 있는 환자가 손에 식칼을 든채 히죽히죽 웃으며 다가오고 있는게 아닌가. 그는 망상증을 앓고 있는 정신질환자였다. 의사는 문득 겁이 나서 그를 피하려 했다. 그러나 그 사람은 거침없이 다가오고 있었다. 의사도 벌써 도망치는 중이었다. 그러나 의사의 걸음이 빨라지는 만큼 그 사람의 걸음도 빨라졌다. 의사는 있는 힘을 다해 도망쳤지만 공교롭게도 막다른 골목길에 들고 말았다. 의사는 막다른벽에 등을 붙이고 서서 그 사람의 돌진을 바라보고만 있어야 할 지경이었다. 그 사람이 돌진해와 식칼을 든 손을 힘차게 뻗는 순간, 의사는 두 팔로 얼굴을 감싸며 비명을 질렀다. 

"아악-!"

잠시 후, 눈을 뜨자.

그 정신질환자는 칼을 내민 채 히죽 웃으며 말했다.

"자, 이젠 니가 날 따라와!"

그리고는 뒤돌아서 달려갔다.